원숭이 신발과 사회공헌

 

원숭이 마을에 신발장수가 나타났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신발들을 보여주며, 원숭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습니다. 신발을 신어본 원숭이들은 발도 아프지 않고, 예쁘기까지 한 신발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발장수는 가끔 나타나 원숭이들의 낡은 신발을 새 신발로 바꿔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발장수가 갑자기 이제부터 신발을 가져가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숭이들은 신발장수의 말에 화가 났지만, 이미 발바닥의 굳은 살도 거의 없어진터라 신발 없이 맨 발로 땅을 밟기란 너무 힘들었습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원숭이들은 신발장수에게 돈을 지불하고 신발을 사야만 했습니다.

 

얼마전 ‘TOMS가 신발을 기부하고도 욕을 먹는 이유라는 글을 읽다가 문득 원숭이 신발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TOMS는 창립할 때부터 사회공헌을 염두하여 소비자가 신발을 한켤레 살 때마다 또 다른 한켤레를 아프리카 어린이와 같이 신발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부하겠다는 것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오히려 TOMS가 신발을 제작해서 제공하는 바람에 혜택을 받는 국가에서는 산업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TOMS가 내세운 전략이 소비자들이 신는 신발은 중국에서 제작을 하고, 기부하는 신발은 혜택을 받는 국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TOMS의 경우 의도자체가 원숭이 신발장수처럼 악독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시작을 했어도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최근 CSV (Creating Shared Value)가 사회공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적인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의미인데요. 이것 역시 사회공헌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많이 받게 됩니다. 개발도상국에 기술지원을 해 줄 경우, 이것은 향후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의 흑심일까요? 개발도상국의 기술 발전을 위한 선심일까요? 불편한 마음을 가진 상대에게 밥 먹었냐?’고 물으면 그것이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물어봤을지라도 내가 밥을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흑심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할 것이 아니라, 기업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을 독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osted by 꿈꾸는 홍익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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