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 가족관계로 풀어보는 대인관계 해법

 

어떤 이가 20대에는 우주를 바꿔보려고 하고, 30대에는 국가를, 40대에는 사회를, 50대에는 가족을 바꿔보려고 하였으나 잘 안 되었다고, 60대가 되어서야 내 자신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인간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로 오히려 작은 집단인 가족관계에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인관계의 비밀과 진리가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첫째, 엄마의 마음으로

엊그제 첫째 어린이집에서 감정코칭이라는 부모강연이 있었습니다. 양육태도의 유형에는 4가지가 있는데, ‘축소전환형’, ‘억압형’, ‘방임형’, ‘감정코칭형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아빠, 금붕어가 죽었어요.’하고 울 때, 보이는 부모의 반응에 따라 유형을 구분한 것인데, ‘축소전환형의 경우, ‘금붕어가 죽었구나. 우리 핏자 사먹자라며 화제 전환을 하는 것이고, ‘억압형의 경우 매를 들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누가 들으면 엄마, 아빠가 죽은 줄 알겠다라고 아이의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것이고, ‘방임형의 경우 슬프면 울어야지~’, 감정코칭형의 경우 감정을 포착하고 공감해준 뒤에 아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강연에 참석했던 부모들이 너무 공감하면서 본인들이 자녀에게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투영해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에 대한 신뢰와 엄청난 인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육아방법을 그대로 직장의 조직생활에 비추어 보면, 리더로서 팀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비하발언을 하는 것만이 나쁜 사례가 아닙니다. 팀원이 관심 있어하는 것에는 나몰라라 하고, 리더의 주장 만을 강요하는 경우, 잠정적인 답변을 설정해 두고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경우나 누가 들으면 네가 회사 업무 혼자 다 하는 줄 알겠다라고 비아냥 거리는 말투 등도 모두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섬기는 리더쉽 등과 같이 강력하게 집단을 리드하기 보다는 동기부여와 팀원에 대한 신뢰로 조직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아이의 자세로

아이의 호기심을 성인이 될 때까지 간직 할 수 있다면 천재가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4살이 되는 첫째 아이는 요즘 질문이 엄청 많습니다. ‘어쩜 이런 질문을 다 할까?’ 싶을 정도로 난해한 질문도 있지만, 아이는 질문 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2006 IBM에 처음 입사했을 때, 회의에 들어갈 때마다 영어축약어 및 IT용어 등으로 회의의 반 이상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회의시간 동안에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는 소리나는대로 적어서 나중에 회의를 마친 뒤 닥치는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용어사전을 만들었습니다. 당시만해도 주변에 IBM에 신입공채로 들어와 대부분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IBM에서 커리어를 쌓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경력사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 IBM을 위기에서 다시 살렸던 루거스너 회장도 다른 산업계에서 IBM으로 와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오히려 고객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내부 혁신을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위안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후에 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와 같은 시련을 겪지 않도록 용어사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하도 여러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다 보니, ‘당신 멘토가 누구냐?’라는 핀잔까지 듣기도 했지만, 조직에서 그나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모르는 것을 아는체 하지 않고, 인정하고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본 뒤 내 것으로 만드는 용기있는 자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셋째, 형제간의 신의로

어렸을 적 남동생과 다툴 때면 부모님께서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이 세상에 남는 피붙이는 너희 둘 뿐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서로 다툴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아껴주고 의지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주변 동료들을 경쟁자로 의식하고 민감한 관계가 될 때가 더러 있습니다. 특히 인사고과가 달려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어떤 기업에서 면접자끼리 토론을 하는 모습으로 최종면접을 시행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두드러지게 말을 잘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말주변이 없어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말을 잘 하는 사람의 말을 적절히 끊어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진행자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결국 말을 잘 해서 두드러졌던 사람보다도 진행자역할을 했던 사람이 최종면접에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업의 비전이나 목표 등이 직원들에게 제대로 각인이 된다면, 주변 동료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서로 헐뜯는 소모적인 태도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업 내 공통의 비전과 목표가 직원 개개인마다의 마음 속에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서로 상생, 공조 하는 것이 결과를 극대화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동료들을 적이 아닌 조력자로 이해할 수 있게 말입니다.

 

부모님께서 너도 자식을 낳아봐야 안다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봐야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가족관계에서 깨달은 인간관계의 진리를 조직 및 직장 생활에 반영해 보는 것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Posted by 꿈꾸는 홍익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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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홍보부 참고자료로 작성했던 내용] 

 

IBM 사회공헌, 우리가 있는 것만 해요.

IBM 기술력 기반, 이공계 인재육성에 집중

 

 IBM 기술력과 재능을 기반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

IBM에서는 자사의 핵심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13 상반기스마터 시티 챌린지 제주 하반기 특정 지방자치단체와 진행하고 있는시민과의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텐츠 분석 프로젝트 그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례이다.

 

IBM 서비스 그랜트는 IBM 핵심 역량인 IT 기술력, 전략적인 컨설팅 역량과 임직원의 우수한 재능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있는 IBM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정부, 비영리 국공립 학교나 기관 등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달성할 있도록 내부 역량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해당 기관이 우리사회와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올해 한국IBM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업, 대학, 공공기관 사회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수준 높고 다양한 교육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교육기부 포털(www.teachforkorea.go.kr)' 웹보안 진단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육기부 매칭 사이트는 교원 학생을 위한 1898종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80 여명의 교원 학생들이 수혜를 받고 있는 만큼 IBM 취약점 진단은 보다 안전하고 활기찬 웹사이트 구축을 지원, 유저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작년 교육과학기술부,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권장을 위한 가이드 마련을 목적으로, IBM 빌딩 에너지 분석 솔루션 서비스를 활용, 경기도 교육청 산하 300 국공립 중등학교 에너지 사용실태를 분석하는 '중등학교 건물에너지 사용실태 분석 프로젝트' 시민들의 편리한 교통 시스템 이용과 정보제공을 위해 서울시 교통 정보 센터 (TOPIS) '교통량 예측 시스템' 상황 진단 준비도 분석. 예측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 단계 과정을 로드맵으로 제언하는 '서울시 교통량 예측 시스템 로드맵 제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술력이나 재능을 기반으로 하는 가장 규모가 IBM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인스마터 시티 챌린지 프로그램 2013년까지 3년간 세계 주요 100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며, 선정된 도시의 핵심시스템(환경교통도시계획문화 )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세계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행되었다.

 

올해 ‘IBM 스마터 시티 챌린지 제주프로그램을 위해 글로벌 전문가 6명은 제주도의 성공적인 미래 발전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관계자들과 50여건에 달하는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요 분석결과 제주도는 관광 측면에서 자연경관의 관람을 넘어서는 특수목적 관광의 증대와 디지털로의 전환이라는 관광산업의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소규모 비즈니스 중심으로 경제적 확장과 외국인 투자유치에 역량을 집중해야 것으로 분석됐다. IBM 권고한 내용은 가치중심의 대상설정 인식 형성체험중심의 디지털(온라인)도민 중심의 협업소규모 기업 집단화를 통한 규모의 확대개발과 보존의 균형에 대한 비전공유 등이다. 이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40 달러(한화 45천만원) 상당의 IBM서비스와 기술이 무상 지원된 것으로 제주도는 프로젝트 이후에도 글로벌 전문가들의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로 5주년을 맞는 IBM 글로벌 기업 봉사단 (Corporate Saervice Corps(CSC)) 전세계에서 선발된 IBMer들이 팀을 이루어(보통 10-11) 이머징 마켓인 루마니아, 터키, 베트남, 필리핀, 가나, 탄자니아 등으로 파견되어 동안 IT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당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파견전 3개월간 프로젝트로 파견국/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사전 학습, 논의를 진행하며, 프로젝트 이후에도 2개월간 사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한국IBM에서도 2008 이후 매년 프로젝트에 한국IBM 인재를 파견해 오고 있다.

 

 

이공계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기부 프로그램

한국IBM 글로벌 교육기부 프로그램 전략 방향에 맞추어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이공계 인재 육성 교육기부의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IBM 전문성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글로벌 IT 트랜드에 대한 간접적인 이해를 높일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증진할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교육기부 프로그램은 IBM 우수한 글로벌 사회공헌 자료를 바탕으로  현지 교육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재구성 했으며, 문제점 도출 - 해결방안 고민 등과 같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해 있는 기회가 포함된다. 글로벌 교육자료를 뉴욕 사이언스 (New York Hall of Science) 같은 교육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제작했듯이 한국에서도 교육기부를 위해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서울교대, JA Korea,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같은 전문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동안 한국IBM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IBM 스마트 과학캠프, 초등학교 과학교육행복한 행성 = 지구’, 서울지적장애인사생대회 등에서 국내 중등 교사와 학생,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난 해부터 내년 초까지 11,000명에게 IBM 재능 기부를 진행 중이며, 지난 꾸준한 교육 프로그램 기부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6() 오전2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에서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IBM 교육 전문기관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쉽, 학생들의 프로그램 참여 피드백, 교육기부 컨설팅단의 자문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혁신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2014 초에는 ‘Teachers TryScience’라고 하는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런칭할 예정이며, 이는 선진국의 쌍방향 교수법과 이공계 인재 역량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 컨텐츠를 바탕으로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있는 실질적인 교사연수 워크샵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에도 1990년부터 24년간 진행하고 있는서울지적장애인사생대회 (컴퓨터 그림그리기 대회 포함)’ 통한 지적장애인의 컴퓨터 활용능력 지원과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 공모전 워크샵 통한 인터넷윤리 사이버 왕따 방지를 위한 사회적인 인식개선과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전략적 사회공헌이 가능한 기업정신과 제반요소들

IBM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사회공헌 이념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와 상관없이 IBM 추구하는 핵심 가치 목표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다양성과 현지이슈를 반영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할 있도록 국가마다 프로그램의 선택과 현지화가 가능하다.

 

IBM에서는 사회적 기여에 대한 효과를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임직원은 물론이고 전직 임직원, 가족, 비즈니스 파트너, 고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다. 24 동안 지원하고 있는서울지적장애인사생대회 경우, 다양한 기업에서 봉사자로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2011 IBM 100주년 사회공헌 축제에는 파트너사 임직원과 해비타트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월드 커뮤니티 그리드라는 개개인의 컴퓨팅 파워를 기증하여 슈퍼컴퓨팅화 하여 인류를 위한 연구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연구기관 기업들과 연계되어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IBM 전략적인 사회공헌이 가능할 있었던 제반요소는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디맨드 커뮤니티이다. 커뮤니티는 IBM ·현직 임직원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재능을 나눌 있는 글로벌 사회공헌 커뮤니티이자 플랫폼으로 전세계 24만명이 가입되어 있다. 200여개, 10 언어의 주제별, 대상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자료 수록되어 있고,  모든 임직원이 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직접 디자인하여 제안할 있다. 이메일 공지 발송 타직원의 참여를 독려할 있는 기능도 연동이 되어있고,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 성공사례를 열람할 있다. 가장 의미있는 특징은 일정 시간 인원 달성시 봉사자 개인이나 봉사팀 이름으로 기관에 기부금을 신청, 전달 있다.

 

Posted by 꿈꾸는 홍익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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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워킹맘으로 살아남기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작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거환경, 소득, 일자리, 공동체 생활, 삶의 만족도 등 11개 영역에 대한 점수로 산출하여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일과 삶의 균형부문에서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 중 30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었다. 직업을 통해 자아성취, 우리 사회에의 기여, 그리고 경제적인 수입창출까지 할 수 있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 10여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일과 삶의 균형은 기업에 있어서의 지속가능경영만큼이나 중요한 것임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이는 9 출근, 6 퇴근이 가능한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육아 중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얼마나 융통성을 발휘하여 직장생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특히 최근 둘째 출산을 하고 3개월의 출산휴가 이후 회사에 복귀를 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육아휴직, 재택근무 등 기업내 유연근무제와 정부의 보육료 지원 등 과거에 비해서 여성들의 근무여건 및 육아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능력있는 여성들이 육아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육아 과정에서 공통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보면서 정부와 기업이 지원할 수 있는 영역 이외에 개인적으로 조금 더 융통성 있는 직장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나는 친구와 동료들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 무리 일곱명 중 현재 직장생활을 계속 하고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필자 뿐이다. 결혼 이후에도 다섯명 정도는 계속 일을 했었는데, 아이를 하나, 둘씩 낳으면서 베이비시터, 보육료 등의 육아관련 지출이 여성의 수입과 맞먹고, 주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자와 누가 육아를 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하는지 논의하다보면 결국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능력있는 친구들이 부득이한 상황으로 일을 그만두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2-3년 정도가 흘러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어린이집에 맡길 때가 되면 재취업을 하고 싶어도 커리어의 단절,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 상실, 여건에 맞는 근무환경을 갖춘 기업의 부재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욱 안타까웠다. 한 친구는 필자에게 네가 우리의 희망이다라고 얘기할 만큼 가정과 일을 양립하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임을 반영하고 있다. 직장 5-10년차 정도가 되면 많은 여성들이 중대한 결정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직장에서는 그간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했던 주니어로서의 역할에서 팀을 이끌거나 주니어를 코칭할만한 시니어의 역할을 기대하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탁월한 업무성과를 내주기를 바란다. 또한 가정에서는 육아라는 예측·통제 불허의 상황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럴 때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사나하는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때문이다.

 

출산휴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의 기회로

만삭의 몸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출산이 임박해서까지 출근을 한다. 최대한 출산 후 3개월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출산을 하고나면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기쁨도 잠시 뿐이고, 8시간 동안 쭉 자보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할 정도로 수유와 육아의 반복적인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출산후 두어달 정도 지나 조금 살만해지면 산후조리원 동기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된다.

자칫 3개월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위와 같이 육아에만 전념하다가 보낼수도 있지만, 출산휴가는 최고의 자아성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껏해야 옹알이 정도가 의사수단인 아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다보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장점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부족할만큼 해야할 일이 많고, 산후 체력도 뒷받침이 되지는 않지만 몰입해 있던 직장생활에서 한발짝 떨어져 본인 스스로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깊은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숀 어쿼(Shawn Achor)더 나은 일을 위한 행복한 비밀이라는 TED 동영상에 따르면 21일 동안 연속적으로 매일 감사함을 느낀 세가지 일을 적으면 그들의 두뇌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을 유지하게 된다고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정작 본인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갖지 못하는 듯 하다. 이런 때 일수록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현재 본인의 위치,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극복해야 할 과제 등 나의 정체성(identity) 대해 재정립 할 기회가 필요하다. 며칠 전 멘토와의 점심에서 나보다 더 넓은 안목을 갖고 계신 직장상사의 커리어 코칭을 기대한다라는 말을 했다가 비겁하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 세상에서 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것이 자신이니 본인이 선택한 커리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여야 하는데 그걸 직장상사에게 의존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말씀이었다.

 

육아휴직은 보다 신중하게

1-2년 정도의 장기 육아휴직의 경우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주변에 첫째와 둘째 육아휴직을 붙여 2년간 휴직을 했다가 직장에 복귀한 경우에는 대부분 결국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를 보았다. 휴직을 하는 동안 온전히 아이에게 시간을 쏟다가 직장에 복귀하여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이에게 이전만큼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 직장에서는 휴직 전 형성되어 있었던 평판(Reputation)을 다시 쌓기 위한 어려움 등으로 양쪽 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케이스이다. 따라서 휴직을 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향후 지속적인 직장생활을 할 것이라는 공감대를 사전에 형성해 두고, 직장내 상사와 동료들과도 주기적인 연락을 통해 인맥유지를 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2년간 직장을 떠나있었던 공백기간을 극복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있던 입사동기나 직장동료와 자신을 비교하며 동일한 평판이나 업무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괴리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다. 직장 내 신뢰를 다시 쌓는데는 육아휴직 기간만큼이나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공백기간 동안 변화된 업무체계 및 내역에 대해 최대한 빨리 습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주변에 1년 정도의 육아휴직을 갖는 남성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점차 육아가 남,녀의 성역할을 초월한 공통의 과제로 정착하고 있는 분위기는 환영할만하다. 그만큼 정부와 기업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 및 유지하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기반마련을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애가 아프다는 연락이 왔을 때 우선 가정을 돌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해당 임직원의 직장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출산은 백미터 달리기, 육아는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산은 비교적 단시간에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지만, 육아는 장기적인 체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저울질 하며, 두가지를 양립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는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고 한다. 물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만, 그만큼 자녀의 육아와 교육이 아이를 출산한 여성 한명 만의 과업은 아닐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성의 사회생활을 뒷받침 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 및 환경조성도 중요하긴 하지만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개인 스스로의 노력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월간상장 11월 호 기고 / e-book 오피니언 섹션 
www.klca.or.kr/ebook/sub_sgyearly_mai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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